여러 아르바이트를 경험해 봤지만 그중에서 쿠팡에서 단기 사원으로 일을 가장 많이 했던 것 같다. 물류센터까지 가는 거리가 멀지만 셔틀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쉽게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택배 관련 일을 하는 거라서 일하기 전까지 겁을 많이 먹었지만 사람들 모여 있는 곳은 다 똑같다는 생각을 했다.
공정
쿠팡신서센터는 다른 일반 쿠팡 물류센터와 같이 OB, IB, HUB, ICQA 공정이 있다. 다른 센터와 달리 신선도 체크를 위해 QC라는 공정도 존재 한다. 공정이 하나 더 많지만 단기 사원은 거의 가지 못하는 공정이다. 단기사원은 대부분 OB, IB, HUB를 간다. 왜냐하면 몇 시간 내로 숙달할 수 있는 작업들이 있기 때문이다.
OB 출고는 말 그대로 상품들을 출고하는 작업을 하는 공정이다. 상품을 집품하고 포장까지 해서 HUB 공정으로 인계하는 일을 한다. 항상 마감 시간에 쫓긴다. 마감하는 시간이 몇 번 있는데 이 타임들을 마무리하면 그때부터 느린 마라톤이 시작된다. IB 입고 공정은 단순하게 말해서 100m 달리기라고 보면 된다. 여러 업체에서 물품을 받고 잘 정리해서 OB에서 집품할 수 있도록 진열까지 하는 일을 주로 한다. 마감 시간은 없지만 OB 마감시간에 주로 맞춰서 진열을 꼭 해줘야 한다. 알맞은 상품을 업체에서 들이고 창고에 진열해서 유지 보수 하는 일이 주 업무다. ICQA는 재고조사 업무를 맡아서 한다. 재고조사 하면 굉장히 간단해 보이지만 쿠팡물류센터 재고조사는 생각보다 복잡할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상품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이 너무 다양해서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상품에 접근할 수 있어서 오류는 매일 발생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집품 실수, 파손, 유통기한 등등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닌듯하다. 일은 해보지는 않았지만 OB에서 나오는 오류들을 보면 ICQA도 쉬운 작업은 아닌 듯하다. QC공정에 대한 정보가 아예 전무해서 할 말이 많지 않다. 단순히 신선도만 체크하는 작업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상품이 센터에 도착했을 때 업체서 잘못 보낸 건 없는지, 또 센터 내에서도 상품이 변질되거나 유지하고 있는지. 들은 것이 많지 않아 확실하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HUB는 OB에서 인계받은 물품과 다른 데서 이미 송장이 붙어 있는 상품들을 지역별로 나눠서 각 지역으로 가는 트럭에 실는 작업을 한다. 공정이 굉장히 단순하게 들리지만 HUB도 마감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다. 제때 시간을 맞추지 않으면 고객의 택배 도착 시간은 지연이 된다. 사용자로서 로켓배송은 굉장히 감사하지만 작업자로 있을 때는 속으로 조금 욕을 할 수 있다.
편하다고 생각하는 공정
이 부분에 대해서 말하기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 있다. 몸이 힘들지만 정말 단순한 일이 있고, 몸은 조금 덜 힘들지 약간의 센스가 필요한 일이 있다. 이런 부분에서 가장 편하고 쉽다고 하는 공정을 정의할 수 없다. 사람의 체력과 성격에 따라서 달라지는 듯하다. 자신이 빠르다고 생각하고 몸이 항상 근질근질한 사람은 OB와 HUB가 어울린다. 그리고 조금은 느리지만 정확하게 정리해야 적성이 풀리는 사람이 있으면 IB가 좋을 수 있다. 이걸 정확히 수치화해서 정의할 수 가없다. 나는 참고로 OB에서 제일 오래 일을 했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고 첫 쿠팡 경험이 OB였기 때문이다. 만약에 다른 공정을 먼저 접했으면 그쪽으로만 갔을지도 모른다.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몸만 잘 적응이 된다면 버티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드라이센터와 신선센터의 차이점
물건을 들이고 집품하고 포장하고 고객에게 보내주는 것은 똑같다. 작업하는 환경이 많이 다를 뿐이다. 신선센터는 365일 춥다고 보면 된다. 여름에 반팔을 입고 출근하면 안에서 따뜻하게 방한복을 입고 핫팩을 껴야 한다. 반면에 드라이 센터 여름에 가면 땀으로 샤워를 한다. 이렇게만 놓고 보면 여름에 땀도 안 나고 시원하고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하루종일 현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화장실도 가야 하고 잠시 밖에 나올 일도 있다. 그럴 때 방한복을 벗기 귀찮고 옷을 입고 있으면 땀이 난다. 땀이 난 상태로 다시 들어가면 또 시원해진다. 여기서 실수로 관리를 잘못하면 감기에 걸릴 수 있다. 그렇다고 드라이센터는 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집에 가면 시원하겠다고 할 수 있는데 그것도 아니다. 땀을 시원하게 흘리는 것이 아니고 탈수가 올 정도로 흘릴 수 있다. 그래서 항상 조심해야 한다. 이 때문에 드라이 센터는 얼음물과 식염포도당을 항상 구비해 둔다. 자기 몸은 본인이 잘 관리해야 하기에 항상 조심하는 것을 우선시해야 한다.
새벽배송의 인기로 인해 쿠팡신선센터는 정말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가끔 생각해 보면 이걸 왜 사 먹지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그냥 마트에 가서 간단하게 사 오면 되는 건데. 그런데 한번 사용해 보면 이렇게 편리한 서비스를 왜 지금에서야 접했을까 하는 말이 나온다. 퇴근할 때, 출근할 때, 자기 전에 또는 TV를 보면서 쿠팡앱에서 상품을 고르고 주문만 하면 다음날 새벽에 도착해 있으면 그만한 꿀 서비스도 없다. 한번 경험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다. 마트에서 사는 것보다 약간은 비쌀 수 있지만 나갔다 와서 사 와야 하는 시간과 수고를 비용으로 생각하면 비싸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쿠팡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고 있다. 경쟁구도가 어떻게 형성될지 모르겠지만 한동안 쿠팡은 지속적으로 바쁠 예정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