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공정에서 일을 했었고 다양한 작업들을 해봤지만 그중에 일용직이 많은 집품에 대해서 얘기해 보려고 한다. 고객들이 쿠팡을 통해서 물건을 주문하면 출고 공정에서 데이터를 받아 집품 사원에게 할당을 준다. 그러면 집품하는 사원들은 그걸 시간 내로 정확한 상품을 찾아 집품해서 포장 사원들에게 넘어가게 된다. 단순한 일이고 금방 배울 수 있어 일용직 또는 단기직 사원이 당일날 가서 할 수 있는 작업이다. 이렇게 쉬운데도 불구하고 기계가 아니고 사람이 하는 일이라 오류가 종종 발생한다. 해야 하는 하는 일이 PDA에 나타는 상품을 정해진 로케이션에 가서 알맞은 상품을 바구니에 담으면 끝이다. 그런데 여기서 정해진 바구니에 담아야 하는데 엉뚱한 바구니에 담아 놓거나 다른 상품을 가져가는 실수가 종종 발생한다. 기계가 집품하는 자동화된 물류센터는 아직 가보지 못했다. 존재하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없는 이상 집품은 사람이 해야 한다. 그래서 아직까지 쿠팡은 이렇게 집품하는 사원들이 필요하다.
집품이 힘들다고 생각했을 때
쿠팡 물류센터는 신선 센터와 드라이 센터로 나뉜다. 그리고 드라이 센터 중에도 큰 물건을 다루는 센터가 있고 가벼운 물건만 다루는 곳이 있다. 말만 들어봐도 큰 물건을 집품은 하는 곳이 조금 어렵긴 하다. 큰 상품이라고 하면 쌀이 있을 수 있고 우리가 집에서 쓰는 가구 및 생활용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식품도 대량으로 판매한다. 손가락만한 펜을 집품하는 것과 쌀 20kg를 집품하는 것은 누가 봐도 차원이 다르다. 다행히 이렇게 큰 물건을 다루는 센터는 집품 마감시간이 약간 넉넉하다. 한편으로 신선센터 같은 경우는 마감 시간이 항상 촉박했던 것 같다. 촉박해서 방송으로 집품을 조금 더 빨리 부탁하는 멘트를 들을 수 있었다. 물건들은 가볍지만 걸어 다녀야 하는 양은 어마어마하다고 볼 수 있다. 2023년 쿠팡 집품은 어떨지 모르겠다. 하지만 사람이 집품하는 이상 크게 바뀌지는 않았을 것이다.
집품 실수는 왜 발생하는 걸까
집품을 하면 항상 들고 다니는 것이 쿠팡에서 제공하는 PDA다. PDA에 나와 있는 정보로 집품을 완료하면 된다. 정보와 다른 제품을 찍으면 아예 찍히지도 않고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지도 않는다. 그래서 가끔 왜 실수가 나오는지 의아했었다. 문제는 PDA가 아니었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보시는 분들은 알고 있겠지만 바코드는 정확히 다 찍힌다. 그런데 할당받은 상품의 알맞은 바코드는 찍고 상품 잠깐 내려놓고 PDA를 만지다가 찍은 상품이 아닌 다른 상품을 집어서 바구니에 담는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또 다른 실수는 정해진 바구니에 담지 않는 실수다. 상품들이 비치되어 있는 곳으로 가기 전에 바구니를 챙겨 가야 한다. 그런데 하나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를 챙겨간다. 담겠다고 하는 바구니 바코드를 찍고 집품을 시작하는데 모든 상품을 엉뚱한 바구니에 담으면 그 바구니를 전달받은 사람은 정보가 없는 상품만 들어 있는 바구니(토트)를 받게 된다. 이외에도 다양한 실수가 발생하지만 대표적인 것만 남겨봤다.
아무리 집품이라고 해서 쉬운 것은 아니었다. 물건이 가벼우면 빠르게 많이 걸어서 작업을 했어야 했고, 천천히 작업을 하면 물건이 그만큼 무거웠었다. 다 장단점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래도 혹시 만약에 하고 싶은 작업 있다고 하면 당당하게 집품하고 싶다고 얘기할 것 같다.